미술과 소통 - 시각문화 - 잡동사니
글 수 53
예술가는 사물을 바라보는 눈을 개발하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예지력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눈은 늘 불만투성이다. 사람들이 눈을 돌리고 생각을 고쳐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고정화된 관념들을 변화시켜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만들기도 하고 우매한 짓들을 스스럼없이 즐기며 찬미하는 사상가들이기도 하다.
지난(2006) 1월 29일(미국시간) 수많은 예술업적과 평생 사건을 몰고 다녔던 세계적인 예술거장 백남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면서 사람들은 삶의 단편을 한폭씩 확장한 듯하다.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백남준의 장례식장이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었다. 수 백명의 조문객들이 넥타이를 잘라 백남준의 시신에 받쳤다고 전한다. 백남준이 독일에서 플럭서스(Fluxus) 활동 당시 객석에 있던 관객의 넥타이를 가위로 잘라버린 작품을 희화한 이벤트다. 인간의 무한한 창조력을 보여준 실천가 백남준이 작품으로 다시 탄행한 셈이다.
자신의 장례식장을 예술작품 생산현장으로 만든 그의 예술혼은감히 논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백남준은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계속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말하나 보다/이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