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소통 - 시각문화 - 잡동사니
2월이 지나면서 꽃샘추위를 마지막으로 봄을 맞이한다. 겨우내 움추려 있던 몸은 화사한 날을 기대하며 봄맞이를 준비하지만, 겨울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사람들의 옷가지도 가벼워지고 움직임도 활발해 질 무렵 다가오는 봄을 시기하며 마지막 추위를 내뿜는다. 꽃샘추위는 겨울의 끝이라기 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다. 꽃샘추위를 피부로 느낄 쓰는 말이 있다. 지난 해 봄 지역의 어느 어른께서 사용한 말을 옮겨 적어놓았다가 올 봄을 기다리며 용어를 소개한다.
"아휴, 봄시려!"
'봄시려'는 '봄 싫어', '봄이 싫다'는 뜻인데, 계절이 싫은 것이 아니라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샘추위가 싫다는 뜻이다. 꽃샘추위는 동장군의 기세를 올리던 한 겨울의 추위와 비교할 수 없지만, 사람들의 옷가지가 가벼워진 데에서 더욱 추위를 느끼게 마련이다.
'봄시려!"는 사투리로 정착된 용어는 아니다. 고유명사처럼 느껴지는 표현인데도 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다. 누군가가 명확하게 뜻풀이를 한 자료도 없다. 문학작품에도 등장할 만한데 활자매체에 '봄시려'를 사용한 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용어도 아니다. 꽃샘추위 기간에 써먹는 추상적인 용어로 알고 있을 뿐이다.
봄은 새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기는 하나 우리 나라는 슬픈 역사를 갖고 있는 철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었던 생각들과 사랑방에 모여 준비한 거사를 실행에 옮기는 철이기도 했다.
2017년 대한민국은 '헌법재판소가' 봄의 전령 역할을 하면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정 여부가 봄맞이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