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넓은 냇가가 있었습니다.
냇가에서 물장구 치던 아이들끼리 모여 폼을 내며 물수제비 뜨기 시합을 했었습니다.

경험이 없는 꼬마가 물수제비를 몇 번 뜨지 못하자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할아버지)가 지게를 진 채 멋지게 시범을 보였고, 아이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쳤습니다.

 

저도 그곳에서 무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냇가로 나가 작은 돌맹이 하나에 사무친 그리움도 세상의 모든 노여움도 모두 실어 물 속에 던지곤 했습니다. 첨벙거리다가 금새 큰 냇물을 다 먹어 치운 돌맹이는 여운만을 남긴 채 아무런 말이 없었지요.

 


그림 김기현/물수제비 뜨기 대회 포스터